헝다 파산을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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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분양

헝다 파산을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이유

by 돈포메이션 2021. 9. 26.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파산설이 세계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했습니다. 350조 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할 경우, 이른바 중국판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촉발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된 것입니다. 도대체 헝다그룹이 무슨 회사길래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비트코인까지 출렁일까요?

 

 

헝다 파산을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이유

 

 

1. 헝다그룹에 대해

헝다그룹, 한자 그대로 읽으면 항대집단, 즉 언제나 거대한 그룹이란 뜻으로 중국 최대 규모 부동산 건설사입니다. 2000년대 중국에 불어닥친 부동산 붐을 타고 엄청나게 사업을 확장한 헝다그룹은 중국 280여 개 도시에 1300개가 넘는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요. 헝다자동차, 축구구단 광저우 FC, 헝다생명, 헝다식품 등 하고 있는 사업만도 수십 개에 달할 정도로 문어발식 확장을 펼쳤던 헝다그룹은 직원만 20만 명이 넘습니다.

 

부동산이 주력 사업인 헝다그룹은 선분양을 통해 받은 계약금을 또다시 투자금으로 이용해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약간 우리나라 1980년대 건설사들을 보는 듯한데, 특히 자산의 75%를 부동산에 투자하며 자산 증식에 대한 기대를 품었던 중국인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죠. 서민의 전 재산이 들어간 계약금을 볼모 삼은 쉬자인(헝다그룹 회장)은 2010년대 중반 한때는 마윈을 제치고 중국 부자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 왜 헝다는 파산 위기까지 왔을까?

헝다그룹 사업 확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시진핑 주석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최근 연일 공동부유론을 주창하며 정부 주도의 성장정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주택건설부는 작년 8월 부동산 기업 융자 관리 3대 레드라인을 발표했는데요. 자산부채율 70% 이상, 순부채율 100% 이상, 현금 대비 단기차입금 비율 1 미만일 경우 구조조정과 공급 개혁을 실시하는 재무 건전성 강화 규제였죠. 시행일은 2021년 1월 1일부터로 인민은행은 올해 1월부터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를 발표하며 규모와 그룹별로 대출을 제한했습니다. 

이러한 강력 규제책은 즉시 효과를 발휘했는데요. 규제로 인한 부채비율을 낮취기 위해 헝다그룹은 고위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각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습니다. 지난 8월 중국 헝다, 헝다주택관리, 헝다자동차 주식은 4~8%가량 폭락하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결국 지난 8월 18일 쉬자인 회장이 헝다부동산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대대적 구조조정을 예고했습니다. 2021년 상반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총부채는 1조9665억위안, 한국 돈으로 359조 4762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큰 규모입니다. 이렇다 보니 홍콩 시장에 상장된 헝다그룹 주가는 연초 대비 80% 이상 폭락한 상태이며, 2023년 만기가 예정된 헝다그룹 회사채는 30% 넘게 폭락하며 거래 자체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3. 헝다그룹 위기가 왜 전 세계에서 이슈일까?

규모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번 헝다그룹의 스케일을 비춰봤을 때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미칠 영향이 어마어마한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 금융권과 투자사들이 대출과 채권 피해를 입게 될 것이고, 중소형 부동산 회사 등 건설사의 도미노 파산이 우려됩니다. 150만명에 달하는 선분양 계약 피해자가 발생하며, 20만 명에 달하는 임직원, 그리고 계열사와 관련된 산업 분야에 많은 파장을 미칠 것입니다. 특히 과거와 달리 G2라 불리며 한껏 높아진 중국의 위상과 경제적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 피해와 파급력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이렇다 보니 위기가 현실화되기도 전에 전 세계 주식 시장이 미리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부동산 붐이 한창인 전 세계 시장에도 악영향이 예측됩니다. 재융자 프로그램이나 대출 등이 분명히 줄어들 것이므로, 눈에 보이지 않았던 제2의 헝다그룹 사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다 보니 이번 헝다 사태를 지켜보는 세계의 눈빛이 매우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4.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금융 위기 가능성이 올까?

일단 리먼 사태까지 가는 것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미국과 달리 중국의 금융 시스템은 글로벌하게 연결이 되어 있지 않다.

중국은 해외 자금의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중국 자체 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2) 중국의 6대 산업 은행은 헝다의 부채를 감당할 능력이 충분하다.

중국 6대 은행의 자기 자본 비율이 한 16.3% 정도 됩니다. 이게 국제 결제 은행 최소 기준의 12.5%보다 조금 높은데 자본이 한 6조 8000억 위안 정도 되어 헝다그룹의 부채 2조 위안 정도는 감내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헝다가 보유한 2조 위안대의 실물(부동산)을 담보가치로 볼 수 있다.

현재 헝다가 보유한 실물 부동산 담보가치로 은행의 대출 연쇄부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헝다 파산을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이유

현재까지 전문가들은 금융 시장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으며 부동산 시장에 미칠 여파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 축소 기조와 맞물리면 한국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미국 등이 유동성을 축소하면 한국 금융당국에도 금리 인상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미 18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르면 올해 11월부터 자산매입 축소인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으며 금리인상 시기도 내년으로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는 한편 헝다 사태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다면 국내 가계부채나 부동산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헝다 사태가 전 세계적인 유동성 축소와 맞물려 가계 부채 리스크를 키우는 트리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금리가 인상되면 주택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대출을 활용해 집을 산 사람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해외 트렌드에 맞춰 금리를 조정한다면 집값은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앞으로 미국의 테이퍼링을 포함해 금리 환경이 변하는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잘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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